심장약을 평생 먹어야 할까요?
Reverse Remodeling이 알려준 새로운 이야기
안녕하세요. 따숨동물병원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심장병에 대한 설명은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심장병은 진행성 질환입니다."
"심장약을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합니다."
"약을 줄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저 역시 심장을 처음 공부하던 시절에는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믿었습니다.
실제로 승모판폐쇄부전증(MMVD)이나 비대성심근병증(HCM)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며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서 진행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심장 환자들을 오랫동안 관리하다 보니 예전에는 설명하기 어려웠던 변화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심장이 작아지는 환자들.
약을 감량할 수 있었던 환자들.
그리고 약을 중단한 이후에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환자들.
최근 수의심장학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설명하는 개념으로 Reverse Remodeling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Reverse Remodeling이란 무엇일까요?
Remodeling은 심장이 질병에 적응하면서 구조가 변화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심장병이 진행하면
좌심방이 커지고
좌심실이 확장되고
판막 역류가 증가하고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이 증가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Cardiac Remodeling이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적절한 치료 후
좌심방 크기가 감소하고
좌심실 확장이 줄어들고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이 감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Reverse Remodeling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질병으로 인해 변화했던 심장이 보다 좋은 방향으로 다시 적응하는 과정"
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심장이 작아질 수 있을까요?
네. 실제로 가능합니다.
최근 연구들에서는 Stage B2 MMVD 환자에서 피모벤단 치료 후 좌심실 크기가 감소하는 변화가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승모판 재건술(Mitral Valvuloplasty) 이후에는 좌심방과 좌심실 크기가 감소하는 Reverse Remodeling 현상이 비교적 뚜렷하게 관찰됩니다.
이제 Reverse Remodeling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 임상에서 확인되는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심장을 처음 진료할 때는
심장병은 계속 진행하는 병이고,
약은 결국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장기간 환자들을 추적하다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관리하는 환자들 중에는
심장 크기가 감소하면서 약을 감량한 환자들이 있고,
일부 환자들은 약을 중단한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모든 환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심장병은 무조건 나빠진다"
"심장약은 절대 줄일 수 없다"
라는 생각은 예전만큼 절대적인 진실은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심장이 작아지면 완치된 것일까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Reverse Remodeling이 확인되었다고 해서
심장병이 완치된 것은 아닙니다.
특히 최근에는 승모판 재건술이나 V-Clamp와 같은 수술적 치료가 발전하면서 심장이 크게 작아지는 환자들을 더 자주 만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환자들에서는 매우 인상적인 Reverse Remodeling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최근 몇 년 동안 환자들을 장기적으로 추적하면서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술 후 심장이 작아졌다고 해서 환자가 늙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치료하는 것은 판막이 아닙니다
수술로 승모판을 재건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판막에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폐고혈압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부정맥이 새롭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심장병 환자들은 대부분 노령 환자들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신장질환
내분비질환
종양
인지기능 변화
근감소증
과 같은 새로운 문제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최근 들어
우리가 치료하는 것은 판막이 아니라,
노화와의 전쟁
이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심장은 그 전쟁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심장병 치료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예전에는
심장을 얼마나 작게 만들 수 있는지,
수치를 얼마나 정상에 가깝게 만들 수 있는지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심장병 치료의 목표는
정상 심장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기침이 줄고,
숨쉬기가 편안하고,
식욕이 유지되고,
산책을 즐길 수 있고,
보호자와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합니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변화입니다
보호자분들께서는 종종
"LA/Ao가 몇인가요?"
"심장 크기가 정상인가요?"
를 궁금해하십니다.
하지만 실제 심장 진료에서는 숫자 하나보다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심장이 조금 작아졌는지,
호흡이 편해졌는지,
폐수종 위험이 줄어들고 있는지,
삶의 질이 좋아지고 있는지.
이러한 변화들이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Reverse Remodeling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심장병은 계속 진행하는 병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대부분의 심장질환은 진행성 질환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들과 실제 임상 경험은
모든 환자가 같은 길을 걷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Reverse Remodeling은 분명 반가운 변화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치료의 끝이나 완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하나의 신호일 뿐입니다.
저희 따숨동물병원은 앞으로도 심장초음파 숫자 하나보다 환자의 변화와 삶의 질을 함께 바라보며 장기적인 심장 관리를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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