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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견·노령묘 관리, 심장병보다 중요한 것

  • 작성자 사진: 수현 강
    수현 강
  • 6월 22일
  • 3분 분량

나이든 강아지와 고양이에게 필요한 것들

안녕하세요. 따숨동물병원입니다.

예전에는 심장병 환자를 진료할 때 가장 무서운 것은 폐수종이었습니다.

기침이 심해지고,

숨이 차고,

응급실로 달려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떻게든 심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환자들을 관리하면서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오히려 심장병보다 노화가 더 어려운 문제처럼 느껴질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심장을 잘 관리한다고 노화를 멈출수는 없습니다

최근에는 심장 치료가 발전하면서 예전보다 오래 안정적으로 지내는 아이들이 많아졌습니다.

Reverse Remodeling이 나타나는 환자들도 있고,

약을 줄이거나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심장이 안정되었다고 해서 노화가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 인지기능장애

  • 관절염

  • 근감소증

  • 신장질환

  • 내분비질환

  • 종양

과 같은 새로운 문제들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한 가지를 잘 치료한다고 해서 늙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목표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심장을 얼마나 작게 만들 것인가,

폐수종을 얼마나 막을 것인가,

수치를 얼마나 좋게 만들 것인가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잘 먹고,

잘 걷고,

잘 자고,

보호자와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것.

그런 하루를 가능한 오래 이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화와의 전쟁에서 보호자가 할 수 있는 것

노화를 멈출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속에서도 아이들이 조금 더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는 있습니다.

잘 먹는 것을 지켜주세요

나이가 들수록 소화 기능은 떨어지고 근육은 줄어듭니다.

심장병이라고 해서 반드시 심장사료만,

신장병이라고 해서 반드시 단백질 제한만이 정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노령 환자에서 중요한 것은

✔ 잘 먹을 수 있는지

✔ 소화가 잘 되는지

✔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지

✔ 근육량을 유지할 수 있는지

입니다.


적당한 운동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예전처럼 오래 산책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천천히 걷고,

냄새를 맡고,

햇볕을 쬐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움직임이 줄어들면

근육이 감소하고, 인지장애도 심해지고,

관절염이 심해지고,

허리 통증이 생기면서

삶의 질이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보조제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오메가3,

관절 보조제,

인지기능 보조제,

유산균 등은 일부 환자에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조제 하나가 노화를 멈추게 하지는 못합니다.

보조제는 어디까지나 보조제입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보조제는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환경을 조금 바꿔주세요

미끄럽지 않은 바닥,

편하게 올라갈 수 있는 계단,

푹신한 침대,

밤에 켜두는 작은 조명.

이런 작은 변화들이 노령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바꾸기도 합니다.

산소방 역시 일부 환자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집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입니다.

작은 변화를 기록해주세요

노화는 하루아침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조금씩,

천천히,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진행됩니다.

그래서 보호자분들은 의외로 아이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제와 오늘은 비슷하고,

지난주와 이번 주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예전 사진을 보다가

"작년에는 산책을 훨씬 오래 했네."

"예전에는 계단도 잘 올라갔었네."

"이때는 얼굴이 지금보다 통통했구나."

라고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진 모습이 어느새 새로운 일상(new normal)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매일 기록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것을 꼼꼼하게 기록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기록은 보호자분들을 지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이번 달은 어떻게 지냈는지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예를 들면

✔ 체중은 유지되고 있는지

✔ 밥 먹는 양은 어떤지

✔ 산책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 밤에 푹 자는지

✔ 계단을 잘 올라가는지

✔ 좋아하는 간식을 여전히 좋아하는지

✔ 예전보다 물을 많이 마시는지

✔ 활동성이 달라진 것은 없는지

정도만 간단히 적어두어도 좋습니다.

병원에서는 몇 달에 한 번 아이를 보게 됩니다.

하지만 보호자분들은 매일 함께 생활합니다.

그래서 가장 작은 변화를 가장 먼저 발견할 수 있는 사람도 보호자분들입니다.

한 달에 한 번 찍은 사진,

짧은 동영상,

몸무게,

간단한 메모들.

이런 기록들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면 현재의 모습을 작년과 비교할 수 있게 해주고, 질병이나 노화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기록은 완벽한 데이터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가

잘 먹고 있는지,

잘 자고 있는지,

잘 걷고 있는지,

예전과 비교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함께 바라보기 위한 것입니다.

어쩌면 기록은 병원보다 보호자가 더 잘할 수 있는 치료인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지키고 싶은 것

우리는 시간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잘 먹고,

잘 걷고,

좋아하는 간식을 먹고,

가족 곁에서 평범한 하루를 보내도록 도와줄 수는 있습니다.

어쩌면 노화와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시간을 조금 더 소중하게 지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저희 따숨동물병원은 심장병만 치료하는 병원이 아니라,

나이 들어가는 아이들이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편안하게,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는 병원이 되고 싶습니다.

노화를 이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은 아직 우리 손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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